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이번주에 배운 것

정의연 이슈에 대하여 본문

카테고리 없음

정의연 이슈에 대하여

새벽달리기 2020. 5. 27. 15:54

 

근 일주일 중 가장 흥미로운 이슈였다. 이용수의 주장 중 일부가 일본 우익과 비슷하다 하여 기자회견문, 입장표명 글이 누군가의 영향(사주)에 의한 것이라는 한 쪽 진영의 논리도, 그가 미국과 해외 등지에서 펼쳐온 놀라운 활약 등을 열거하며 사실 상 운동의 주체며 상징 그 자체이기 때문에 주장의 신빙성은 의심할 데가 없다는 주장도 결국 메세지 그 자체보다는 메신저의 신빙성을 따지는 세계관의 결과다. 윤미향 의원이 미통당 소속이었다면 "할머니들도 경북 대구 출신은 좀 다르구나"라는 식의 저열한 댓글을 받지 않았을 것이고, 이용수 운동가가 대외 활동을 하지 않고 숨죽이며 살았다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는 분이 뭐가 욕심이 있어서 저러겠냐, 분명 윤미향이 헤쳐먹은 게 있을 것이다"는 식의 추측이 기정사실처럼 여겨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용수 운동가는 추상적인 선언만을 남겼고 ("운동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윤미향은 돈에만 관심이 있었고 할머니들을 위해 돈을 쓰지 않았다") 언론에 의해 부검당한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은 아무런 해명도 하고 있지 않다. 그들 사이에는 외부인이 알지 못하는 수많은 결의 진실들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게 가장 충격적인 사람은 윤미향 의원도 이용수 운동가도 아닌 모 감독이다. 그는 '원래 그런 할머니'라며 이용수의 공적인 발언을 사적인 발언으로 만들었고, 마치 자신의 발언과 행동, 삶을 책임지지 못하는 어린아이로 대하는 듯한 말투 속에서 운동가 특유의 엘리트주의를 감추지 못했다. 나눔의 집에서 오랫동안 함께 지내 이용수 운동가에 대한 사적인 기억이 강했기 때문에 진심으로 안타까운 마음에서 SNS를 작성했을 거라 추측해본다. 아마 정의연의 활동 방향이 최선의 것이고 그 안에서 약간의 부조리 혹은 절차 상의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그 공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 정의연의 활동 방향을 지지하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 기존의 방식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게 이번 사태를 통해 증명되었다. 정의연과 윤미향의 회계 문제는 검찰이 수사하더라도 일본과의 과거사 정리 문제는 우리 국민 모두가 다각도로 고민해야 한다. 기계적으로 사과, 사과, 사과를 외치는 게 아니라 - 언제까지 그들에게 가해자 정체성을 요구할 셈인가? - 우리도 익숙한 피해자 정체성을 벗어던지고 과거의 진실을 '복잡하게' 직면해야 한다. 하나를 인정하면 모든 걸 다 인정해야 할 것 같아 전부를 부정해버리는 것. 마치 일본의 우익의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